1950년 러시아의 한 시골 마을. 안토니나는 2차 세계대전에서 살아 돌아오긴 했지만 불구가 되어버린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집단 농장에서 트랙터 운전사로 열심히 일한다. 안토니나의 이와 같은 노력을 보상하듯 그녀는 최고 트랙터 기사로 선정되고 정부가 수여하는 붉은 기를 수여받는다. 그러나 처음엔 아름다웠던 붉은 색 벨벳 깃발이 쥐들 때문에 점점 망가져가고 붉은 깃발을 지키려는 가족들의 노력은 더욱 강도가 높아진다. 국가가 수여한 깃발을 망가트렸다는 책임을 추궁당할까 두려운 안토니나는 더욱 노력해서 매년 깃발을 타와야만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필사적인 노력으로 지켜낸 안토니나의 붉은 깃발은 시대가 바뀌면서 새롭게 평가되는데…. 지난 15년간 재치 넘치는 시점으로 서민들의 일상생활을 기록해온 다큐멘터리 작가 마리나 라즈베즈키나의 극영화 데뷔작인 이 영화는 도브첸코의 <대지>와 타르코프스키의 <거울>과 비교되는 극찬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