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명의 고교 동창생들이 온라인 채팅 창에 모인다. 시시덕거리는 재담과 가벼운 말들이 오가는 사이, 1년 전 자살한 친구 로라로부터 스카이프 메시지가 도착한다. 유튜브에 자신의 동영상을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라는 주문. 장난처럼 받아들였던 사자(死者)로부터의 메시지는 점점 위협적이 되어가고, 서슬 퍼런 원한의 유령 앞에서 한 사람씩 희생자가 늘어간다.

익숙한 원한의 드라마를 골격으로 한 <언프렌디드>는 온라인과 SNS, 유튜브로 대표되는 웹 커뮤니케이션 시대의 공포를 소재로 삼았다. 오로지 컴퓨터 화면으로만 재현되는 사건은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품고 있다. 종류가 많지 않은 화면 구성의 레퍼토리는 단조로움을 느끼게 하지만,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익숙한 세대들에게는 새로운 영상 표현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익명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지는 관계 맺기와 윤리를 주제로, 현대적 소통의 방식이 야기한 파멸적인 양상에 대한 모골이 송연한 경고를 담은 작품이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