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린 시절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또 다른 가족이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감독이 과거를 반추하며 만든 다큐멘터리로, 아버지와의 인터뷰 및 기타 인물과의 대화, 감독의 어린 시절을 상기시키는 여러 영상이 결합된 작품. 감독의 내밀한 감정이 독백과 영상을 통해 일기장 형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영화를 통해 필리핀 부족의 전통 음악과 젊은이들이 지닌 사랑에 대한 생각 등을 엿볼 수 있다.
필리핀의 신성 존 토레스 - 데뷔작 <토도 토도 테로스>(2006)로 비평적 상찬을 받았던 - 의 두 번째 장편 <나의 어린 시절>은 확실히 보는 이를 당혹케 하는 구석이 있다. 이 아방가르드 비디오 에세이는 몇몇 비평적 규준들을 재검토하게 만든다. 보들레르가 코로의 회화를 지지하면서 제안한 마무리된 작품/완성된 작품이라는 유명한 구분을 다시 끌어들여, 이 작품은 "마무리된 것"은 아닐 지라도 "완성된 것"임은 분명하다고 해야 할까? 혹은 차라리 "변화하는" 작품이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거칠게나마 정리하자면, <나의 어린 시절>은 자신의 아버지가 두 집 살림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된 이후 집을 떠나 온 한 아들의 고백록이자, 일기이자, 여행기이며, 무엇보다 한없이 자유분방한 영화에세이다. 한편 이 영화의 화자 - 아들, 즉 감독 자신 - 는 무엇보다 다른 이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는 자다. 돌아온 탕아에 관한 모로족(분리 독립 투쟁을 벌여 국제적으로 관심을 모았던 남부 필리핀의 말레이족)의 전통무, 한 젊은 여성의 실패 연애담, 필리핀 공산당 설립자인 망명객 호세 마리아 시손이 노래하는 모습 등이 차례로 보인다. <나의 어린 시절>은 아버지의 흔적을 찾는 아들의 이야기인 동시에 ´가능한´ 영화를 모색하면서 필리핀이라는 국가의 분열된 정체성과 역사를 찾아가는 한 야심찬 감독의 영화적 모험담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그 모순, 혼돈 그리고 불완전함을 통해, 자아와 역사, 그리고 영화에 관한 통찰 - 이러한 것들에 관한 통찰이란 결국 불가능하다는 통찰 - 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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