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스쿠스는 좁쌀 같은 가루로서 밥 대용으로 빠른 시간에 해 먹을 수 있는 요리다. 터키와 모로코 등의 ´밥´에 해당하는 이 간단한 요리는 북아프리카에 식민지를 두었던 프랑스인들도 즐겨먹는 것이다. 영화 <생선 쿠스쿠스>는 제목이 가리키듯이 프랑스에서 살아가는 북아프리카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언뜻 보면, 대만 영화 <음식남녀>나 그리스 영화 <터치 오브 스파이스>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본격적인 요리 영화도 아닐뿐더러 두 영화만큼 명랑한 기운도 부족하다. 대신, 뿌리가 없는 타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고단함이 진중한 톤으로 펼쳐진다. 나이 60을 넘긴 가장 슬리만은 항구에 정박해있는 배를 개조하여 소박한 북아프리카식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만만한 일이 없다. 대출을 하려고 해도 지역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며, 지역 당국은 여러 행정적 절차를 거론하며 쉽게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슬리만은 가족들 앞에서 자신이 점점 쓸모없는 인간이 되어 가는 것 같아 서글프다. 그러나 각고의 노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레스토랑의 문을 열게 된다. 앞으로 이들 가족에게 행복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2007년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심사위원특별상과 국제비평가협회상, 2008년 프랑스 세자르상 최우수 작품, 감독, 각본상 등 주요부문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