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재와 병조. 두 남자의 직업은, 중국에서 건너오는 밀 입국자들을 육지로 빼돌리는 일이다. 그러나 이 일에 회의를 느낀 경재는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어느 날 냉동 탑 차에 실어 보낸 밀 입국자들이 죽는 사고가 발생하고, 그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 여자로 인해 경재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욕망과 윤리의 경계에 선 소년의 갈등이, 날 것 그대로 살아있는 영화. 투박하지만 진실함이 느껴지는 카메라 워킹과 리얼한 배우들의 연기를 눈여겨볼 것.
불법 이민을 알선하는 조직의 막내 경재는 조직을 떠나 조그만 트럭을 몰고 싶어 하지만 밀린 월급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한편 코리안 드림을 안고 밀입국을 감행한 중국 여성 유홍은 우연한 사고로 인해 죽음의 위기에 내몰리게 된다. 경재의 꿈은 유홍의 꿈을 짓밟음으로써 가능할 듯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둘은 같은 처지에 놓이고 만다. 남한사회의 밑바닥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던 경재의 삶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바다를 건너 온 유홍의 삶도 쉽사리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 이곳은 연쇄된 착취구조를 바탕으로 계급적 소외를 끊임없이 양산하는 ‘얼어붙은 땅’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불법 이민 브로커와 밀입국 여성을 통해, 국경을 가로질러 재편되고 있는 아시아의 노동시장과 이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되어 방치되고 있는 이민자들의 인권 문제, 그리고 남한 하층 계급의 삶까지 아우르는 영리함을 보여준다. 여기에 적절한 색감과 화면 사이즈를 활용한 사실주의적 필치를 덧대어 한줌 빠져나갈 곳 없는 꽉 막혀버린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영화는 명료한 결말을 맺지 않은 채 막을 내리지만 그러나 이것이 암울한 결말을 암시한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그들이 여전히 이 얼어붙은 땅에서 ‘살아가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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