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원자력 발전시설들로의 투어. 원자력 에너지 사용으로 인해 인류에게 부과된 엄청난 노력과 도전들이 드러난다. 핵분열 과정을 통제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자 20세기 과학 기술의 미학적 측면에 관한 영화.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원자력 발전소에 관한 다큐멘터리인 이 작품의 도입부는 마치 공상 과학 영화 같다. 마치 우주선처럼 보이는 발전소의 주조정실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메커니즘으로 돌아가며 발전소를 채운 최신식 설비들은 완벽한 조형미를 통해 미적 쾌감과 공포감을 동시에 자극한다. 각각의 핵발전소 담당자들은 냉철한 목소리로 완벽한 통제 시스템에 대해 설명한다. 영화 속 인터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신의 발전소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들에 얼마나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는지를 강조하기 때문에 얼핏 원자력 발전소 홍보물같이 보이기도 한다. 감독은 섣불리 자신의 목소리를 삽입함으로써 관객에게 특정한 관점을 강요하는 대신 원자력 발전소와 그 관계자들로부터 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거나 그것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관점을 암시한다. 후쿠시마 원전 때문에 하늘에서 내리는 비조차 피해다녀야 하는 상황에 처한 현재의 한국인에게 이 작품이 보내는 메시지는 매우 시의적절하며 절박하다고 할 수 있다. 완벽한 차단 장치와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놓이기보다 왜 저렇게까지 하면서 우리는 원자력을 이용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근원적 회의에 봉착하게 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매우 협소한 지식의 한계 내에서만 핵을 통제할 수 있으며 그 예측을 벗어난 어떤 사고에 대해서도 속수무책이다. 그러나 핵으로 인한 보이지 않는 오염의 위협과 공포감은 광범위하게 지속된다. 완벽한 통제보다 더 좋은 것은 통제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닐까? (김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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