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부족 문제에 봉착한 근 미래 사회. 식물을 연구하는 미도리의 방에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날아든다. 강렬히 대비되는 명암과 이미지들을 이용해 감독은 꿈결 같기도 하고 그로테스크하기도 한 21세기에 대한 비전을 담아낸다.
일본의 독립애니메이션 감독인 구로사카 게이타는 이 작품의 완성을 위해 13년간 3만장의 드로잉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도리코>는 고기를 먹지 않으려는 어린 소녀의 에피소드에서 시작될 때만해도 아이들을 위한 예쁘고 교훈적인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이어지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 동경 어딘가에 사는 한 소녀의 이야기는 이상야릇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그 이상한 세계에 사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정상적인 인간의 형상을 가진 존재들이 아니라 인간과 동물, 인간과 식물의 하이브리드적 존재들과 눈, 귀, 입과 같은 신체의 일부를 얼굴로 가진 뮤턴트들이다. 괴기스러운 그들은 식욕과 성욕에 사로잡혀 있으며 늘 허기지고 항상 성적인 행동에 집착한다. 그들 안에서 주인공은 채소를 재배하여 파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어느 날, 그녀는 자신의 방으로 날아 들어온 인간과 식물의 하이브리드인 식물아기를 돌보기 시작한다. 그 식물아기를 잡아먹기를 원하는 뮤턴트와 하이브리드들에게서 아기를 돌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본의 독립 애니메이터답게 구로사카 게이타 감독은 그로테스크한 존재들의 초현실적인 움직임을 창조해냈다. 그들의 식욕과 성욕에 대한 탐욕과 갈망은 거부되고 잠재워지지 않고 오히려 풍요롭고 흥겹기까지 한 카니발로 끝난다. 남의 살을 욕망하는 인간 본성의 심연을 애니메이션적 상상력으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김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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