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적인 세계에서 펼쳐지는 <녹색 잔디>는 현재의 고통을 인내하면서 벌이는 두 여인의 인정투쟁을 코믹하게 묘사한다. 축구 시합에 온 질과 리사는 그들의 아이, 남편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표현한다. 평화로워 보이는 잔디의 녹색이 스크린 전체를 집어삼켰을 때 병리적인 인간의 내면이 투사된다. 기이한 사건과 뉘앙스를 내재한 이 어두운 코미디 영화는 인간의 행동과 태도에 관한 참신한 시각을 발견하게 한다. 서서히 군불을 달구듯 긴장을 조성하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활용이 뛰어나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