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육아휴직을 승인해 주는 동시에 퇴사를 권고받은 날, 혜영(장녀)은 막내 동생인 승락(장남)으로부터 현대화 사업 때문에 아버지의 묘를 강제 이장해야 한다는 통보문자를 전달받는다. 혜영은 흩어져 사는 동생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아버지의 묘를 이장하러 간다.
아버지의 묘 이장을 앞두고 모처럼 모인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이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산다는 것의 지긋지긋함을 실감하게 하는 에피소드들로 가득하다. 맏딸 혜영은 회사에서 퇴사 권고를 받은 날 아버지 묘소를 강제 이장해야 한다는 문자를 받고 동생들에게 연락을 취해 큰아버지의 집에 모이지만, 결혼생활이 순탄치 않은 금옥과 결혼준비로 스트레스를 받는 금희, 늦깎이 대학생활로 힘들어하는 혜연 등과 오랜만에 만나 서로 날 선 말들만 주고받는다. 집안의 유일한 남자 사람인 막내 동생 승낙은 아예 나타나지도 않아 이들은 내키지 않는 마음으 로 승낙의 행방을 수소문한다. <이장>의 등장인물들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가난과 전근대적 인습의 찌꺼기로부터 고통받고 있고 그것들을 돌파할 만한 현재적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각자의 삶에 짜증을 내면서 거울과도 같은 다른 가족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못한다. 그들은 지속적으로 다투고 할퀴지만 역설적으로 그 과정에서 그들 각자의 존엄을 긍정한다.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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