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 프로스퍼는 유년기에 캐나다 중부 평야 지대 크리라는 마을의 전통 치료사로 임명되었다. 그러나 성장기의 할리는 책임을 회피하고 밴쿠버로 도망친다. <할리 프로스퍼의 정지된 삶>에서 할리는 역사를 훑는 것이 아니라 그의 정신을 장악한 목소리들, 피부들, 착란과 섬망, 알코올과 노래를 보여주면서 절멸의 상태로 관객을 끌고 간다. 죽음만을 기다리는 할리와 문답을 기록하는 카메라는 인물에 밀착한 채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할리의 고통스러운 여정을 공유하면서, 우리는 잃어버린 공동체와의 연결을 갈망하는 버려진 시대를 마주한다.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