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통일 신라. 스님인 조신은 마을 태수의 딸 달례를 본 후 그녀를 겁간한다. 달례는 이미 모례에게 정혼했으나,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조신을 따라나선다. 모례의 집요한 추적으로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그들은 화전민 생활 중에 아들을 잃는다. 결국 달례는 매춘부가 되고 조신은 아편중독에 이른다. 자신이 문둥병에 걸렸음을 안 달례는 환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조신을 뒤로한 채 딸을 데리고 떠난다.
이광수 소설이 원작이며 신상옥 감독도 영화화한 적이 있는 <꿈>은 배창호 감독의 예술적 기량이 최절정에 달했을 때 나온 작품이지만 불행하게도 당대에는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한 여인을 연모해 파계했으나 파멸을 겪는 승려 조신의 꿈을 다룬 이 영화는 배창호의 주 테마였던 ‘사랑’에 대한 또 다른 변주이자 중기 배창호 영화의 중요한 특징인 종교적 각성의 테마까지 끌어들였다. 서술 전개상에 꿈을 미리 예시한 원작과 달리 배창호의 <꿈>은 꿈과 현실의 이원적 경계를 무시하고 일장춘몽에 불과한 인생의 속성을 유려하게 암시한다. 아울러 <황진이>(1986) 이후에 보여준 절제된 편집, 조명효과에 의한 묘사방법 등이 뛰어나며 미묘한 영화적 호흡으로 관객을 흥분시키는 명장면들이 많다.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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