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시네마’의 초청작들은 장르적 흥미 요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저마다 급진적 상상력과 뚜렷한 주제의식, 분방한 표현방식, 개성적인 스타일을 자랑한다. 미드나잇 시네마는 총 5편의 작품, 5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프론트라인’에 편성된 888분 길이 영화 <라 플로르>의 1, 2, 3부를 각각 한 번의 프로그램으로 배치하였다.
논쟁적인 오스트리아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원작 소설을 ‘하이마트’ 장르와 결합한 <죽은 자의 아이들>은 신랄한 풍자를 내장한 문제작이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거센 논쟁을 낳은 이 영화는 좀비 공포물의 외양을 띠고 있지만, 표현의 선정성뿐 아니라 표현의 가능성까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페니 레인의 <사탄에게 경배를?>은 사탄주의의 본질을 추적한 코믹 다큐멘터리이다. 숭배의 이데올로기를 앞세우지 않는 이 영화는 선과 악을 재단하고, 선택의 자율성을 침해하며, 취향을 타자화하는 모든 압제자를 엿 먹인다. 소재가 전복적이고, 주장하는 바가 강렬하며, 형상화의 방식에 거침이 없다.
참신한 상상력으로 환상 장르의 관습을 재해석한 작품도 있다. 요한네스 뉘흘름의 <코코-디 코코-다>는 타임 루프 형식의 내러티브를 활용하여 커플의 불안을 묘사한다. 관계의 위기 상태를, 벗어날 수 없는 악몽의 순환으로 묘사한 음습한 판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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