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때 (이충직 집행위원장)
2019-05-03 11:10:00

4년째 전주국제영화제를 맡고 있는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지켜갈 중요한 가치는 새로운 의미로 서의 ‘독립’과 ‘대안’이라고 했다. “새로운 감독을 발굴하고, 그들이 더 독립적이고 대안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게 영화제가 함께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지난 20년의 시간을 회고하며 추억에 젖기 보다 20회 이후의 미래를 그리는 데 더 마음을 쏟았다.

사전 예매를 통해 매진작이 많이 나와 뿌듯한 마음으로 개막 식을 준비할 수 있었겠다.

20주년이라 부담이 컸다. 전주국제영화제가 감당할 수 있는 규모가 있는데, 올해는 20주년이라 상영작 수나 이벤트가 조금 늘었다. 과부하가 걸리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프로그래머 및 스탭들이 열심히 일해줬다. 그 결과 매진작도 많이 나오고 영화에 대한 반응도 좋은 것 같다.

‘뉴트로 전주’ 등 영화제 2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그램들이 눈에 띈다.

얘기한 것처럼 전주국제영화제가 발굴하거나 인연을 맺은 감독들의 신작을 선보이는 ‘뉴트로 전주’는 전주국제영화제의 20년을 기념하는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 중 하나다. 마침 올해가 한국영화 100주년이 되는 해여서 전주국제영화제의 20년을 회고하면서 한국영화 100년의 역사도 돌아보는 ‘백 년 동안의 한국영화’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전주국제영화제만의 관점이 담긴 흥미로운 한국영화 리스트를 이 섹션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 눈여겨 볼 프로그램이 있다면.

팔복예술공장에서 진행하는 전시 프로그램도 눈여겨 봐줬으면 한다. 올해 영화제의 모토가 ‘영화, 표현의 해방구’다. 엉뚱한 상상이 새로움으로 이어지고 새로움이 모여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팔복예술공장에서 전시되는 ‘100필름 100포스터’가 영화라는 매체의 확장 성, 표현의 확장성을 강조한 전주국제영화제와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다.

문성경 프로그래머가 합류한 것도 내부의 변화 중 하나다.

그동안 프로그래머의 성별 구성이 너무 남성 중심이었다. (웃음) 의식적으로라도 여성 쿼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남미 영화의 프로그래밍에 강점을 보였기 때문에 남미 영화에 정통한 프로그래머 확충을 고려했고 문성경 프로그래머와 함께 하게 됐다.

집행위원장으로서 올해 계획한 목표가 있다면.

영화제 운영과 관련해서 올해가 변곡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 영화제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논의가 대두되지 않았나. 노동조건의 개선을 위해 고민하고, 영화제 운영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 변화에 직면한 게 올해고, 내년엔 고민의 결과를 더 구체화시켜 나갈 것이다.

글 이주현·사진 박종덕 객원기자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