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석은 연극 연출자이자 여러 영화와 연극에 출연한 배우이며 영화감독이다.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에 오른 <여수 밤바다>(2016)로 데뷔했으며 두 번째 영화 <성혜의 나라>(2018)는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을 받았다. 장편 데뷔작 <여수 밤바다>에서 타지를 여행하는 가운데 사람들이 맺는 인연을 부드러운 낙관주의와 선의로 응시했던 그는 <성혜의 나라>를 통해 일상적 삶의 노동을 별다른 수식 없이 건조하게 따라가는 카메라워크를 통해 영화감독으로서의 재능이 개화하고 있음을 알렸다. 기성의 영화문법을 따라가는 듯하면서도 예기치 않은 지점에서 문제적 발화를 꾀하는 문제적 감독이다.
올해 네 번째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모두 한국영화이다. 한국독립영화가 기나긴 동면에 접어들어 새로운 미학적 충격을 주류 영화계에 안기거나 산업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한국독립영화의 가능성이 바닥을 치고 상승할 수 있는 시기가 곧 도래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한다. 그동안 한국영화 2편, 외국영화 1편 총 3편으로 제작됐던 ‘전주시네마프로젝트(JCP)’는 그 희망의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올해에만 특히 한국독립영화의 가능성에 전부를 거는 모험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