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춘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시간 이동 장치’(타임머신)가 개발되면서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추억과 사랑을 찾아 과거 여행을 떠난다. 정부는 과거로 떠난 사람들을 불법 체류자로 규정하고 이들을 쫓기 위해 시간 감시자들을 과거에 파견한다. 시간 감시자들은 2013년 춘천에 존재했던 망대라는 건물이 불법 체류자들의 은신처라는 첩보를 접한다.

일제 강점기, 화재 및 죄수들을 감시하기 위해 지어진 망대는 춘천에서 가장 오래된 옛 건축물 중 하나이다. 망대는 한국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살아남았고 피난민들은 하나 둘 망대로 모여들어 망대 주변은 한국에서 가장 좁고 긴 아리랑 골목길을 형성하게 된다.

2013년 즈음 이 마을에 개발 바람이 불면서 망대와 아리랑 골목길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미래에서 온 불법 체류자들은 망대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지만 하나 둘 좌절하고 절망한다.

시간여행이라는 맥거핀을 내걸고 미래 시점에서 과거를 들여다보는 희귀한 형식으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섞는 문승욱 감독의 오랜만의 연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