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바텀 감독의 최신작. 북런던 출신의 4인조 얼터너티브 록 밴드 울프 앨리스를 중심으로 동시대 밴드들의 공연과 일상 그리고 무대 뒷면을 담았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밴드의 공연과 무대 뒤의 모습을 담담하게 담아낸 이 작품 속에는 특별한 선언도, 극적인 갈등도 없지만 길 위의 인생을 사는 뮤지션들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또렷하게 보여준다. 이전에 뮤지션을 다룬 영화들이나 예술가를 담은 작품들 속에는 또렷한 목적이 느껴졌지만 최근에 선보인 이 작품에는 보다 담백해진 감독의 카메라를 느낄 수가 있다. 울프 앨리스는 최근 가장 떠오르는 밴드로 북부의 정서를 기반으로 한 특유의 음악을 통해 <트레인스포팅 2>의 음악을 맡기도 하는 등 영국을 대표하는 그룹의 자리에 올랐다. 영화는 이들의 성실하면서도 꾸준히 무대를 채워가는 날들을 담아낸다. 영화는 이들의 음악처럼 하루하루를 빼곡히 채워가는 길 위의 기록으로 담겨져 있다. 그것은 카메라 속의 대상과 영화 편집의 리듬을 일치시키고자 하는 감독의 의지일 것이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