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하반신 장애인이 된 동우는 자신과 닮은 주인공을 등장시켜 신문 소설을 연재하고 있다. 아내는 그의 소설을 신문사에 배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녀는 신문사에서 우연히 알게 된 젊은 남자에게 점차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동우는 지금껏 자신을 지극정성으로 돌본 아내에게 감사해하며 그들의 관계를 외면한다. 이후 젊은 남자가 그녀와 함께 멀리 떠나자는 제안을 해오자 그녀는 망설인다.
<귀로>는 <만추>(1966)와 함께 이만희 감독의 최고작으로 곧잘 꼽히는 영화다. 전쟁으로 하반신 장애인이 된 남편을 대신해 그가 연재하는 소설의 원고를 들고 서울의 어느 신문사에 매주 찾아가는 여주인공의 일상을 주로 그린 <귀로>는 근대화의 시기에 이탈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서정적인 호흡으로 따라간다.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 남편을 뒤로하고 그의 심부름으로 서울에 오는 아내 이자연의 얼굴을 빈번히 클로즈업 하면서 <귀로>는 1960년대 서울의 풍경과 거기에 얹히지 못하는 인간의 초상을 유려하게 대비시킨다. 이 영화에서 이만희는 특유의 날카로운 편집과 화면구성 감각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종래의 영화에선 잘 볼 수 없었던 일종의 광장공포증을 탁월하게 시각화한다.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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