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도라스>는 지체장애인이자 시인인 박동수의 삶을 고요하게 담은 다큐멘터리다. 오랜 시설 생활을 마치고 독립한 그의 생활은 얼핏 보통 사람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육체는 불편할지언정 그의 주위에는 유쾌한 친구들과 사랑하는 시가 있다. 그에게는 욕설 댓글을 다는 이에게 품위 있는 언어로 답을 할 수 있는 우아한 지성도 탑재돼 있다. 하지만 그 틈새로 보이는 외로움과 고독감을 이 영화는 섬세하게 포착한다. 관상어 코리도라스를 쳐다보는 동수 씨의 멍한 눈길이나 시 쓰기의 괴로움을 토로할 때의 절절한 목소리만이 아니라 조명 달린 전동 휠체어로 동수 씨가 화려한 춤을 출 때조차 영화 안으로 우울감이 번진다. ‘장애인 박동수’를 대상화하지 않고 ‘인간 박동수’를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 이 영화는 보는 이를 그의 황량한 내면 안으로 끌어들인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