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했던 <존 매켄로, 완벽의 제국 John McEnroe: In the Realm of Perfection>(2018)을 만든 프랑스의 쥘리앵 파로 감독이 이번에는 여자배구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일본 여자배구 대표팀이 그 주인공이다. 영화는 한 식당에 모인 나이 지긋한 노부인들의 모임에서 시작한다. 이들은 오사카의 니치보 방직공장의 실업팀 멤버였고, 또한 1964년 일본 여자배구 대표팀의 멤버이기도 했다. 이들은 악명 높은 다이마쓰 코치의 지도 아래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코트를 뒹구는 지옥훈련을 거쳐 올림픽을 앞둔 세계 대회에서 전승, 그리고 문제의 도쿄 올림픽에서도 자타공인 최강팀이었던 구소련 대표팀을 누르고 금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뤄냈다. 하지만 이런 ‘기적’에는 이들이 희생하고 지불해야 될 것들이 반드시 따르기 마련이다. 한 실업배구팀 선수들이 국가대표가 되어 금메달까지 목에 거는 이 동화 같은 이야기와 그녀들이 흘려야 했던 땀과 눈물의 이야기가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작품이다. (전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