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도버에 사는 메리는 남편 아메드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남편이 한 여자와 찍은 사진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여자가 불과 30킬로 떨어진 프랑스 칼레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되고 고민 끝에 주느비에브라는 이름의 그녀를 찾아간다. 주느비에브는 메리를 보자마자 자신이 집 정리를 위해 부른 가사도우미라고 생각하고 이것저것 일을 시킨다. 메리와 아메드 사이에는 자식이 없었지만, 주느비에브는 솔로몽이라는, 아메드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고 얼떨결에 가사도우미 역할을 하게 된 메리는 신분을 숨기고 남편의 또 다른 가족을 일단 관찰하기로 마음먹는다.
영국에서 태어난 파키스탄계 감독 알림 칸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사랑이라는, 자칫 신파로 끝날 수 있는 줄거리일 수도 있었지만, 파키스탄 여성과 프랑스 여성을 두 문화로 상징하며 그들의 차이와 충돌, 그리고 융화라는 측면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작품이기도 하다. (전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