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쯔의 혼돈>은 세 여자와 그 가족, 그리고 현대 중국 사회에 대한 영화이다. 이혼 이후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 된 메이휘에게는 역시 이혼한 어머니와 열 살짜리 딸 양쯔가 있다. 어머니는 도시로 떠난 자식들이 모시겠다고 하지만 이혼 후에도 고집스럽게 시골집에서 혼자 살고 있고, 사춘기에 접어든 딸 양쯔는 메이휘의 일기를 훔쳐보고 엄마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면서 상처받는다. 꼬여버린 메이휘의 가족관계는 어머니의 환갑잔치로 절정을 맞는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중국 사회에도 여성들의 일자리가 늘어났고, 전통적인 가치관과 젊은 사람들의 생각이 충돌하면서 출산율 저하와 이혼율 증가도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리 쥬에 감독은 이혼 가정에 대한 문제를 아이와 엄마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특히 남들이 보기에는 성공한 것 같지만, 딸의 반항과 엄마의 고집에 전전긍긍하는 메이휘 역의 황 샤오레이와 감정이 메말라 버린 듯한 표정의 사춘기 소녀 양쯔를 연기한 쩡 야윤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전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