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발성 폐섬유증이라는 특수한 질병을 앓고 있는 클레이 사격 선수 태화는 아버지의 폐를 이식해야 생존할 수 있다. 그런데 수술 직전 교통사고를 일으킨 뒤 시신을 유기한 아버지가 폐 이식 수술 도중 사망하고 만다. <로스트>는 그렇게 살아난 태화가 아버지가 저지른 죄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괴로워하면서 피해자의 유족인 미지를 찾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나친 우연이 개입된 이야기와 인물의 과도한 감정이 약간 거슬리긴 하지만, 강동인 감독은 태화와 미지라는 두 인물의 평행 구도를 통해 복잡한 죄와 벌의 드라마를 능숙하게 풀어간다. 또한 <로스트>는 전세대가 남긴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청춘들의 손발을 자유롭게 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영화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에서 상영됐던 <굿타임>에서처럼 스릴러 느낌의 비주얼에 인물의 내면을 담아내는 감독이 역량이 엿보이기도 한다. 이수혁과 하윤경이 각각 태화와 미지를 연기한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