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핑크 플로이드의 팬이든 아니든 1970, 80년대 음악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The Dark Side of the Moon」이나 「Wish You Were Here」 같은 음반의 재킷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도 재킷 디자인을 담당한 ’힙노시스‘라는 디자인 그룹에 대해서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힙노시스‘는 스톰 소거슨과 오브리 파월이 친구이자 후일 핑크 플로이드를 결성하는 뮤지션인 데이빗 길모어와 시드 바렛을 위해 처음 음반 재킷을 디자인하면서 결성한 디자인 그룹으로, 이후 핑크 플로이드의 음반들과 레드 제플린, 폴 매카트니와 윙스를 비롯한 수많은 명반의 재킷을 만들었다. 지금과는 달리 모든 것을 수작업에 의존하던 시절, 힙노시스는 제작비가 많이 들더라도 모험적인 시도를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고, 그 결과 LP가 다시 유행하는 요즘 들어 ’힙스터들의 힙스터‘로 재조명받게 되었다. 시대를 앞서간 상상력을 지닌 디자이너의 모습과 함께, 시대를 풍미했던 뮤지션들의 멋진 음악, 그리고 이들의 숨겨진 놀라운 이야기들로 아로새겨진 다큐멘터리이다. (전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