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고교생활을 꿈꾸는 다빈은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 동생 은서의 등하교를 돕는다. 은서를 위해 먼 지역으로 이사를 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빈은 해외 교류 연수 프로그램을 신청해 여자친구와의 마지막 여행을 꿈꾼다. 고액의 참가비를 벌기 위해 모텔 청소를 시작하지만 상황은 점점 여행에서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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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다빈의 어깨에 얹혀있는 짐은 너무 많고 무겁다. 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형은 집안에서 탈출했으며, 지나치게 동네 목사에 의존하는 엄마는 불안하다. 청각장애를 가진 동생 은서를 챙기는 것은 당연히 다빈 몫이다. 게다가 엄마는 다빈에게 은서가 다닐 농학교가 있는 충주로 이사갈 것이라고 통보한다. 해서 지금 다빈의 유일한 탈출구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겨울방학 교류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다. 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이역만리에서 여자친구 재은과 함께 하며 잠시라도 짐을 내려놓고 싶다. <겨울의 빛>은 인생의 빛을 거의 받지 못한 채 살아가는 소년에 관한 이야기다. 오랜만에 인생의 작은 목표가 생겼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은 녹록치 않다. 연수 참가비는 엄마가 감당할 수준이 아닌데다 은서의 상태는 갈수록 안 좋아지는 것 같다. 친구 정원과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친구 이야기를 듣자면 마음이 더 불편하다. <겨울의 빛>은 다빈에게 달콤한 위안의 메시지를 건네지 않지만, 그를 포기하지도 않는다.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의 숙제를 억지로 떠안고 가는 삶 속에도 희미한 빛이 비칠 수 있음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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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Academy of Film Arts (KAFA) | hee0@kofic.or.kr
조현서
CHO Hyun-su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