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에서 체조하던 아이는 조감의 시점으로 자신과 친구들을 한 번에 내려다본다. 프레임은 시대마다 변주되며 움직임의 정치를 만들어내고 아주 작게 분절된 타임라인에서 몸은 하나의 스코어를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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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오래된 신화에 따르면 조르주 멜리에스는 촬영 도중 일시적으로 카메라가 멈춰버린 사고로 인해 버스가 순식간에 장의차로 바뀌는 편집 효과를 발견했다고 한다. 즉 영화는 움직이는 이미지를 포착하는 매체이지만, 또한 그 이미지를 순식간에 소실하는 매체이기도 하다. <우리가 사라진 모든 방법들>은 근대에 발명된 매체인 영화가 피사체의 신체를 조직하는 방식에 관해 탐구하면서, 화면에서 신체를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드는 영화의 마술에 접근한다. 연출자는 초등학교 시절 운동장에서 체조하는 '나'의 몸을 되돌아보며 영화 매체와 국가가 신체를 구성하는 형식을 검토한다. 이는 매체와 기억에 달라붙은 몸에 관한 해부이자, 단일한 몸에서 벗어나려는 상상에 관한 시적 진술이 된다. (김병규 |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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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 Siyoung | siyoung.songzz@gmail.com
송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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