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앞에 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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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구석 위>에는 영상과 자막으로 펼쳐지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두 이야기는 '바다'를 두고 느슨하게 접속한다. 영상은 두 인물 A와 B를 비춘다. 그들은 독서모임에서 스치듯 만나 자연사박물관, 강릉의 게스트하우스, 그리고 바다 앞을 각자 배회한다. 두 사람은 같은 장소를 오가지만 서로 만나지 못한다. 자막은 바다를 해석한 한반도의 문화적 시각과 역사를 검토한다. 특별히 최남선의 시 『해에게서 소년에게』와 그가 창간한 잡지 『소년』이 다뤄진다. 그동안 낯설고 위험한 대상으로 여겨졌던 바다는 최남선의 작업에서 더 넓은 세계로 향하는 통로가 된다. 지난 세기의 소년이 근대적 주체로서 세계의 확장을 꿈꿨다면, <오른쪽 구석 위>의 주인공들은 불투명해진 세계 속에서 존재가 한없이 축소되는 지각에 사로잡힌다. 인물이 당면한 지리적이고 시각적인 정보를 매개로 지금 우리가 어떤 좌표에 서 있는지 탐문하는 작업이다. (김병규 |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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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Chanyeol | john.jl163@gmail.com
이찬열
LEE Chany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