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다. 창밖을 바라보는 눈, 교차하는 눈과 달, 그리고 그 시선을 담는 또 다른 눈동자가 흔들린다. 서로 마주 볼 수 없는 시선의 교차로에서 영화는 스스로 움직인다. 카메라는 창밖을 향하고, 프로젝터는 스크린을 비춘다. 서로 어긋난 위치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눈과 빛 사이, 우리는 결코 볼 수 없는 장면을 함께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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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린 눈, 뭔가를 바라보는 눈, 카메라의 시선으로서의 눈, 이 모든 눈을 향한 당신의 눈, 바라봄. 이것은 눈들의 총체이자 눈들의 분화. <임계>는 제목 그대로 눈에서 눈으로, 시선에서 시선으로 이어지다 분간되고 뭉뚱그려졌다 달리 보이며 사라졌다 드러나는 시각 인지의 경계와 지경의 탐색이다. 빛의 산란과 굴절, 이미지의 중첩, 점묘화에 가까워지려는 픽셀화된 화면을 통해 시각화는 시험에 들고 무화에 이른다. 청각적 효과와 함께 어둠의 극장에서 비로소 체감될 감각의 임계, 임계의 감각이다. (정지혜 |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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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 Heesue | sue6301@naver.com
권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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