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배창호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의 작품들의 촬영지를 그가 다시 찾아가 자연, 도시, 건축물 등의 공간과 작품과의 관계, 그리고 삶과 영화에 관한 생각을 말한다. 동해안, 설악산, 제주, 서울, 경주, 김제 평야, 태백 등 우리나라의 로케이션뿐 아니라 <깊고 푸른 밤>의 미국, <흑수선>의 일본까지 탐방하는 일종의 영상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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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호의 클로즈 업>은 배창호 감독의 영화세계를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정리하는 일종의 앨범이자 그의 영화 인생을 스스로 돌아보는 에세이다. 배창호 감독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박장춘 감독(관동대 교수)과 함께 배창호 감독이 공동연출자로 참여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영화는 배창호 감독이 그동안 만들었던 18편의 장편영화 중 <철인들>(1982)과 <고래사냥2>(1985)를 제외한 16편을 공간에 관한 이야기로 풀어낸다. <고래사냥>(1984)에서 춘자의 고향을 찾아 세 남녀가 향한 동해에 다다른 뒤 개인적 기억과 함께 <황진이>(1986)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고, 이어서 인근 속초 낙산사에서 찍은 <꿈>(1990)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이다. 그런 식으로 영화는 <꼬방동네 사람들>(1982)에 비춰진 서울 남대문을 거쳐 <안녕하세요 하나님>(1987)과 <흑수선>(2001)을 촬영한 서울역을 들렀다 <러브스토리>(1996)에서 사랑이 피어나는 동묘시장을 지나 <적도의 꽃>(1983)과 <젊은 남자>(1994)의 욕망의 공간 강남으로 향한다.
영화는 단지 영화 촬영지를 보여줄 뿐 아니라 해당 공간이 갖는 의미와 그 공간이 영화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알려준다. 또한 “영화에서 가장 신비로운 공간은 사람의 얼굴”이라거나 “영화는 시간이라는 공간에 삶을 압축하여 담는 것”이라는 배창호 감독의 영화론을 담고 있다. 배창호 감독은 “길은 내 작품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공간”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배창호의 클로즈 업>이라는 영화 또한 길처럼 느껴진다. 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배창호 감독, 그러니까 한 시대를 대표한 예술가의 마음에 닿게 되는 길 말이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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