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집 규수 달례를 마주하고 번뇌에 빠져든 승려 조신은 목욕 중인 달례를 범한다. 이를 계기로 이들은 가정을 꾸렸지만, 조신은 달례의 마음까지 소유할 수는 없었다. 한편 달례의 약혼자 모례는 조신의 뒤를 쫓는다. 얼마 후 달례는 매춘부가 되고, 조신은 아편 중독자가 된다. 오랜 세월이 흘러 조신은 달례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된다. 이런 그에게 모례가 찾아오지만 세월의 흐름 속에 조신을 용서한다. 다시 절을 찾아온 조신은 불당 앞에 쓰러진다. 그러나 이것은 한바탕의 꿈이었다.
제공: 한국영상자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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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삼국유사」에 실린 '조신의 꿈'(調信之夢)이라는 설화를 바탕으로 춘원 이광수가 쓴 동명의 소설에 기반한 영화다. 매력적인 이야기라 그랬는지 신상옥 감독은 이 소설을 바탕으로 1955년과 1967년 두 차례에 걸쳐 영화화했다. 배창호 감독이 만든 <꿈>은 소설과 달리 달례와 모례 화랑 캐릭터에 현대적 변용을 가했고 꿈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황진이>에서 출발한 배창호 감독의 과감한 실험정신은 이 영화에서 또 다시 발현된다. 간간이 등장하는 롱테이크 서사는 우아함을 부여하고, 그림자를 이용하는 등 대범한 연출과 세심한 편집은 여러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영화평론가 김영진은 <꿈>이 “배창호가 늘 관심사로 여겼던 '사랑'에 대한 또 다른 변주이자 배창호 영화의 중요한 흐름이 되는 종교적 각성의 테마까지 끌어들었다”라고 평가한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중요 요소는 배창호 감독과 <기쁜 우리 젊은 날>(1987)에서 배우와 감독으로, 이명세 감독의 <개그맨>(1988)에서는 동료 배우로 함께 했던 황신혜다. 이야기의 열쇠를 쥔 인물인 달례를 연기한 20대 후반의 황신혜는 원숙한 연기 솜씨를 보이며 영화의 아름다움에 큰 기여를 했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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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호
BAE Chang-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