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황소 경주로 유명한 지역인 프랑스 카마르그에서는 인간과 짐승 사이의 날렵함과 상호 존중이 숨 막히는 장관을 이룬다. 이 남성 중심 세계에서, 스물두 살 네지마가 매년 열리는 권위 있는 대회에서 우승하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끈질기게 훈련에 매진한다. 그러나 제멋대로인 사나운 황소가 탈출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두려움이 지역 사회를 휘감고, 네지마가 일궈온 모든 것이 위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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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말>은 쥘리아 뒤쿠르노의 <로우>(2016)와 <티탄>(2021), 아만다 넬 유의 <호랑이 소녀>(2023)처럼 여성의 변신을 다룬다는 점에서 트렌드에 호응하는 호러/스릴러영화로 부를 수 있다. 이러한 변신은 여성의 욕망이 남성이 지배하는 주류 사회에서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데서 비롯하는데 이 영화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주인공 네즈마는 여성이 거의 진입해본 적이 없는 투우계에서 성공을 꿈꾸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영화 초반만 해도 네즈마는 남성들의 진한 농담을 거침 없이 받아주고 남성들 또한 네즈마를 동료로 인정하는 듯 보이지만, 어느날 밤 네즈마가 남자 동료들과 술과 약물에 취해 있다가 쓰러져 기억을 잃은 뒤로 그렇지 않다는 것이 서서히 밝혀진다. <아니말>은 프랑스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지만 남성 중심 사회에서 소외되는, 그것도 티나지 않게 따돌림을 당하는 여성의 모습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현대의 다른 사회에서도 보편성을 가진다. <티탄>, <여덟개의 산>(2022) 등의 루벤 임펜스가 자아낸 어둠 속 섬찟한 화면과 주연 배우 울라야 아맘라의 인상적인 연기는 영화에 더욱 큰 힘을 불어넣는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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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 베네스탕
Emma BENEST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