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간의 스웨덴 숲 야생 동물 연구. 담비, 여우, 토끼, 올빼미가 서로 쫓고 공격하는 모습이 놀라울 정도로 생생하고 친밀하게 촬영됐다. 갑작스러운 도입부와 엔딩에도 불구하고 아마도 숙스도르프의 동물 연구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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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감독 아르네 숙스도르프의 <분열된 세계>는 겨울밤, 네 마리의 동물이 벌이는 강렬한 드라마를 그려낸다. 길들일 수 없는 신비로운 생명력으로 가득 찬 이 작품은 동물에 대한 최면적 오마주이자, 숙스도르프의 독창적인 카메라가 빚어낸 하이퍼리얼리즘의 결정체다. 그의 렌즈를 통해 동물들은 단순한 피사체를 넘어 마치 이 세상에는 없는 신화 속 존재로 변하고, 관객은 그들에게 놀라울 정도로 가까이 다가간다. 영화의 생생한 리얼리즘은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질문하고, 동물을 전형적인 교훈적 내러티브 속 캐릭터로 소비해 온 기존 영화적 관습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더 나아가 이런 영화 방식에 대한 비판으로도 볼 수 있는데 특히, 멀리 보이는 교회는 인공적인 미니어처로 연출되어 작품 전반에 운명론적인 분위기를 더하며 으스스한 존재감을 통해 영화가 단순히 도덕적 우화인지 혹은 경고의 메시지인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결국 <분열된 세계>는 눈 덮인 밤의 대지 위에서 펼쳐지는 피튀기는 사투와 그 결과를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의 신념을 마치 공허한 오르간 연주처럼 덧없고 불완전한 것으로 그리며 오히려 동물들이 인간보다 더욱 현실적인 도덕적 질서를 따라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헤이든 게스트 | 하버드필름아카이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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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vard Film Archive | mhjohns@fas.harvard.edu
아르네 숙스도르프
Arne SUCKSDOR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