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전에는 돌아오겠다는 메모와 약간의 돈을 남긴 채 어디론가 떠나버린 엄마. 네 명의 아이들은 엄마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아키라는 동생들을 돌보며 헤어지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지만,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어도 엄마는 나타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엄마가 빨리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네 명의 아이들은 감당하기 벅찬 시간들을 서로에게 의지하며 함께 보내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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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스가모 아동 방치 사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 해서 더욱 충격을 받았던 작품이다. 사건은 동생들이 여행가방 안에 몰래 숨어 이사 들어오는 날부터 시작된다. 한없이 맑고 순수한 아이들의 행동에 집중하고 철없이 미운 엄마를 욕해도 된다. 나이에 비해 너무 일찍 철이 든 첫째 때문에 마음이 힘들어도 마지막까지 영화를 놓지 말아야 한다.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온화한 톤의 미장센 안에서 순수하고 깨끗한 아이들이 세상에서 왜곡된 채 정반대의 스토리로 이미지를 부각시켜 더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겨준 영화이다. 영화의 climax를 위해 배우들의 연기 강도라 할지 음악이라 할지 어떠한 장치도 필요 없다. 그래서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와 보는 이의 감정이 더욱 지치고 힘들게 만든다. 어른 관객으로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현실에 서서히 무거운 죄책감과 안타까움을 안겨주며 그 충격과 슬픔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워지지 않는다. 아이들의 사실적인 연기와 꾸밈없이 현실적으로 표현한 앵글들이 잔인하다. 아이들의 상태는 너무나 불안하고 슬프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평온한 앰비언스와 음악은 더욱 잔인하다. (이정현 | 올해의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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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KORE-EDA Hirokaz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