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 인 더 풀
수영을 좋아하는 소녀 석영은 시골로 내려와 비밀이 있는 소년 우주를 만난다. 바다에 빠진 자신을 구해준 우주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가까워지는 두 사람. 하지만 우주가 꿈을 위해 시골로부터 벗어나게 되며 두 사람은 헤어진다. 수영선수로서 전도유망한 우주와 그런 우주를 멀리서 응원하게 된 석영. 열등감과 풋사랑의 감정 사이에서 헤엄치는 두 사람은 과연 재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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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 인 더 풀>은 재능과 노력 또는 ‘타고난 것'과 ‘하고 싶은 것'에 관한 이야기다. 예체능 분야에서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평범한 사람이 타고난 재능을 가진 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어린 시절의 소녀 석영도 자신에게 수영에 대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바닷가 마을로 이사 와서 또래 소년 우주의 수영 실력을 통해 타고난 재능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깨닫는다. 그리고 얼마 뒤 석영은 우주로부터 그가 가진 놀라운 재능의 비밀을 알게 된다. 하지만 우주가 가진 말 그대로 ‘타고난’ 무언가는 재능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이 대목이 이 영화의 특별한 지점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에게 수영에 대한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석영은 피아노 영재인 동생 가영을 떠나보낸다. 영화는 재능으로부터 ‘박탈'된 석영의 쓸쓸한 마음을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인생이 끝났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기타노 다케시의 <키즈 리턴>(1996)에서 마사루가 신지에게 “바보야, 아직 시작도 안 했잖아."라고 말하는 마지막 장면만큼 멋진 엔딩이 석영과 우주의 새로운 ‘시작’을 보여준다. 석영을 연기하는 댄스팀 'HOOK'의 멤버 효우에 주목해도 흥미로울 듯하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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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Academy of Film Arts(KAFA)⎜hee0@kofi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