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는 별 다른 일 없는 일상을 8년 가까이 지내온 중년 남성이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무기력한 생활이 진저리나게 싫지만,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그에게 다른 선택권은 전무하다. 실직상태로 수년을 생활해온 로드리고는 자신의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로드리고에게 생일은 될 수 있는 한 피하고 싶은 재앙이다. <로드리>는 로드리고라는 중년 남성으로 대변되는 ´늙음´을 향한 설움을 묘사한다. 영화는 로드리고의 일상을 담담하게 묘사하는 동시에 그의 몸짓과 말투 등으로 대변되는 아주 사소한 무기력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는다. 아웃사이더로 치부된 지 오래지만 다시금 사회로 편입되기를 간절히 원하는 로드리고의 노력은 코믹하지만 처연한 채플린의 퍼포먼스를 연상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