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지대의 트레일러에 사는 이들은 강도 행각을 벌이면서도 스스로의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간다. 주인공 채드는 무자비한 아버지로부터 반사회적인 교육을 받고 자라왔다. 그는 자신의 거처를 탐문하는 경찰의 압박으로부터 달아나 자동차의 악셀레이터를 밟아댄다. 채드 역을 맡은 마이클 패스벤더가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자동차 앞유리의 최소한을 남긴 채 페인트로 칠한 후 자동차를 끌고 도주하는 장면은 압권을 이루는 대목이다. 채드의 악독한 아버지이자 범죄를 이끌며 살아가는 콜비 역할은 브렌든 글리슨이 맡았는데 두 남자의 대비되는 톤은 서로 다른 인생을 꿈꾸지만 같은 길을 걸어가는 아이러니를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채드는 자신의 삶과는 달리 자식들이 평범한 인생을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쉽지 않은 헛된 희망이다. 범죄행각에 대한 영화인 동시에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이며, 가족들의 파멸에 관한 드라마인 동시에 중독된 자들의 이야기인 이 작품은 잘못된 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을 강렬하게 다루고 있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