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에 살고 있는 18세 소녀 자히라는 파키스탄 전통을 따라 부모가 정해준 후보 중에서 남편을 골라야 하는 상황이다. 자신감 넘치는 또래의 친구들처럼 자신이 선택하기를 원하지만 완고한 부모의 입장을 벗어나기는 쉽지가 않다. 어머니는 그녀를 돕고자 후보들을 내세워주지만 그마저도 쉽지는 않다. 난국을 타계하기 위해 자히라는 오빠 아미르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웨딩>은 관습과 결혼이라는 관습적인 이야기를 가져와 유럽 안의 파키스탄이라는 예민한 문제를 다각도로 건드린다. 그것은 단순히 전통과 현대의 대립이 아니라 유럽과 중동의 문화적 대립이며, 나아가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의 이슈 중 하나인 ´이민자 세대´의 적응과 변화를 논의하는 과정이 된다. 스트레커 감독은 섣부르게 아버지를 악인 캐릭터로 만들거나 자히라를 희생양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인물들의 상황들을 영리하게 대변하면서 자신들이 속한 입장에서 최선을 찾아가려고 하는 여정을 보여준다. 그것이 제목 그대로 차이를 조정하는 ´결혼´에 이르는 길이기도 하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