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전 감독 가메이 후미오는 <하늘의 소년병>을 ´과거 일본 교육에 대한 반란´이라고 규정했다. 일본제국주의 선전 영화가운데 명작으로 손꼽히는 이 <하늘의 소년병>은 결코 호전적인 선전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항공병이 되기 위해 투지를 불태우는 훈련병들의 각오와 결의를 선명하게 묘사한 이 작품은 당시 일본의 젊은이들을 전쟁으로 내몰았다. 일본의 대표적인 영화평론가인 사토 다다오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지원병이 되었다는 일화를 가지고 있다. 소련 영화에 매혹되어 일본의 프로키노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영화를 공부하기 시작한 이병우 촬영 감독의 대표적인 작품인 <하늘의 소년병>은 소년병들의 결연한 의지를 보다 생생하기 담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매달고 촬영을 할 정도로 도전의식을 불태웠던 이병우의 집념이 묻어나고 있다. 소년병들의 결연한 투혼은 영화의 화면 구석구석에 생동감 있게 묘사되어 있다. 조선의 영화인으로 일본에서 뛰어난 선전영화를 만들었다는 이율배반적인 정치적 입장은 식민지 시기 영화인들의 슬픈 고뇌를 역설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정치적 격랑 속에서 확고한 정치 신념을, 영화를 위해 고수하기 보다는 포기했던 좌절의 시대를 투영하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