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그들의 이런 만남들> 촬영 당시 휴식시간에 작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해 두었던 것들을 모은 것이다. 특히 사운드 체크, 배우 리허설, 촬영 각도의 선택과 관련된 순간들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하지만 여기서 중심적 요소가 되었던 것은, 사람들과 숲의 침묵을 깨뜨리는 다니엘 위예의 “나는 듣고 있다!”는 외침이었다. 최근 일어난 일(다니엘 위예의 죽음)은 나로 하여금 처음으로 극장에서 보았던 스트라우브 영화, <검은 죄>에 얽힌 즐거운 추억을 음울함 속에서 떠올리게 만들었다. 거기엔 요즘 계속해서 마음에 떠오르는 하나의 이미지가 있다. 다니엘이 한 언덕 위에 앉아 있다. 그녀는 성찬식의 주수(酒水)병을 들듯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감싸고 있는데, 이는 막 발굴된 조각상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그녀는 격렬한 동시에 유순하기도 한 분노를 마음에 품고 이러한 제스처를 만들어냈다. 그녀는 지금껏 내가 본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눈을 지녔다. 대지조차도 그녀를 위해 몸을 떤다. 그녀는 화산 위에 앉아 있다. 그녀는 화산에서 솟아오르는 불꽃의 동지이자 수호자이다. 그녀가 없는 세상은 끔찍할 것이라고, 나는 (거의)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