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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의 영화에서 카톨릭의 영향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데뷔작인 이 <야고보의 5월>을 빼놓을 수 없다. 대중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영화는 카톨릭에 대한 김동원의 초심을 알 수 있는 영화이다. 입시에 찌들어가는 고교생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반부와, 그가 대부(代父)의 편지를 받고 다시 삶의 의미를 깨달아 기뻐하는 후반으로 나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세례이다. 단순히 물로 받는 세례이지만 그것은 상징적인 구원이며 영적 부활을 의미한다. 당시 고등학생으로서 삶에 대해 방황하던 대부도 아기 야고보의 이마에 물이 부어지는 순간, 누군가 자신의 머리를 치는 것 같은 깨달음을 받았다고 한다. 그 힘으로 그는 지금까지 온 것이다. 어부였던 야고보는 예수의 부름을 받고 그물을 던진 사람, 예수의 말씀을 전하다 순교를 당한 사람이다. 주인공도 이제 야고보의 삶을 살려고 하는데, 단지 종교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봉사하고 헌신하는 삶을 의미한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자세로 삶을 바라보는 것, 사회에 봉사하려는 자세를 가지는 것, 그 힘을 종교적인 태도에서 얻은 야고보는 김동원의 다른 얼굴일 것이다. 이후 그가 사회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도 우연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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