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는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는가. 우리는 이미지를 통해 무엇을 보는가.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이미지는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는가. 우리는 이미지에서 무엇을 해석해낼 수 있는가. 궁극적으로 과연 이미지란 무엇인가. <감시 통제>는 특별한 이미지들의 나열을 통해 오랜 기간 영화가 품고 있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정확히는 질문 그 자체를 구축해 나가고 그것이 완성되는 순간 해답의 윤곽도 어렴풋이 드러난다. 이것은 이야기도 아니고 사건도 아닌 이미지의 고고학이다. 내러티브 중심의 영화는 서사에 복종하는 이미지의 선형적 의미 배치를 벗어날 수 없다. 미카엘 팜 감독은 이 같은 이미지의 한계에 의문을 표하며 이미지의 고고학을 시도한다. 과학적으로 제어된 응시, 예컨대 의료 업계의 감시카메라, 초음파 탐지기나 MRI 이미지, 그리고 거리의 숱한 감시카메라로부터 파생되는 이미지는 리얼리티와 동시에 불안정감을 연출한다. 영화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충돌을 통해 정상과 비정상, 건강과 질병, 순응과 비행, 순수와 죄책감과 같은 차이의 간극을오간다. 이러한 시도는 그 동안 순수한 것이라 믿어졌던 다큐멘터리 이미지의 리얼리티, 다시 말해 카메라에 포착한 찰나의 순간, 삶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정밀하게 제어된 이미지는 순응적 태도를 전제로 하지만, 결국 그 내부에 숨겨진 이미지의 잠재적 위기 신호들의 존재를 지적하며, 이미지가 도달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전조와 환영을 추적해나간다. 질문이 곧 답이 되는 흥미로운 관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