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그날>은 <이란식으로 이혼하기>와 <도망> 같은 작품으로 다큐멘터리 영화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마니아들을 몰고 다니는 영국감독 킴 롱이노토의 신작이다. 작품은 케냐에서 오랫동안 여성에게 강요되고 있는 할례의식을 중심으로 그들의 사랑, 결혼, 가족, 그리고 변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롱이노토는 이 작품을 통해 그가 트레이드마크처럼 갖고 있는 대상에 관한 깊은 성찰과 애정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특히 파드호사라는 간호사의 헌신적인 반할례 투쟁과 할례를 거부하다 법정에 선 어린 소녀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아프리카 땅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웬만해선 영화적인 기법이나 트릭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정면으로 승부를 거는 롱이노토 감독이 오늘날 다큐멘터리 영화계의 가장 돋보이는 감독 가운데 한 명으로 불리는 이유를 이 작품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제목 ‘잊지 못할 그날’은 작품에 등장하는 한 어린소녀가 들려주는 자작시의 제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