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소리가 있었다. 그것은 무한한 허공을 깨뜨리고, 쉿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덜컹거리며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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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데뷔작 <쌩땅느 Ste. Anne>(2021)로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에 초청됐던 레인 베르메트가 신작으로 돌아왔다. 영화의 형식을 실험적으로 탐구하는 작품들은 서사를 거부하기 쉬운데, 베르메트는 오히려 서사 형식을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 세계와 비전을 구현하는 도구로 활용한다. <레버스>의 주인공들은 일식 이후 모든 것이 예전같지 않다는 걸 깨닫는 레드리버밸리 주민들이다. 단편적이고 몽환적인 서술 방식을 취하는 와중에 각 이야기마다 타로 카드를 제시해 경계를 만들고 서로 다른 규칙이 지배하는 세계를 창조했다. 그러니 이 영화 속에서 미스터리는 밝혀져야 할 대상이 아니라 특별한 세계의 한 조각일 뿐이다. 거친 16mm 필름 질감이 돋보이는 이유는 감독의 말에 따르면 "고장난 볼렉스 카메라"로 촬영했기 때문일 것이다. <레버스>는 캐나다 영화계에 등장한 새로운 목소리이자 가장 독특한 영화다. (문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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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vedate Productios | vermette.rh@gmail.com
레인 베르메트
Rhayne VERMET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