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폐허 속에서 한 여성이 쓰러진 사건을 계기로, 인간과 물리적 공간 사이의 관계, 그리고 죽음 앞에서도 이어지는 도시의 회복력을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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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신예 영화감독 이레네 바르톨로메는 <또 다른 여름의 꿈>에서 과거 참혹한 폭발 당시에 살았던 도시 베이루트로 돌아온 알리시아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는 재난을 직접적으로 재현하기보다 우리가 머물렀던 장소에서 기억이 어떻게 떠도는지를 보여주는 공간의 심리학을 통해 트라우마에 접근한다. 샹탈 애커만의 영화처럼 바르톨로메는 공간과 시간을 조용하고 사색적으로 관찰하며 거리와 건물, 실내 공간을 살아 있는 기억의 아카이브처럼 보여 준다.
멜랑콜리적인 내레이션으로 기능하는 음성 메시지는 개인의 기억과 도시의 풍경이 서로 얽혀 있으면서 부재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도시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 작품은 우리가 공간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에 대한 것이 아닌, 파괴와 그것이 남긴 감정의 흔적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대한 영화다. 주인공의 내밀한 귀환을 통해, 영화는 우리를 형성한 환경을 다시 마주하고 환기하게 하며 우리가 트라우마를 어떻게 감각하고 받아들이는지를 성찰한다. 주변 세계가 무너져 가는 듯 보일지라도, 식물에 물을 주는 것처럼 사소한 돌봄의 행위를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조용히 일깨운다. (페드로 세구라 베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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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u Helu | lemuhelu@posteo.net
이레네 바르톨로메
Irene BARTOLOM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