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세상의 편견과 육체적 고통에 싸여 있던 삶을 딛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아 나아간다. 우리는 <낮은 목소리 2>를 통해 그들이 세상에서 가장 당당한 여성임을 확인하며, 습관처럼 굳어진 슬픔을 삶에 대한 희망으로 전환할 의지를 마주한다.
제공: 한국영상자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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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주 감독은 1993년 제주도를 배경으로 글로벌 성매매에 관한 다큐멘터리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성매매의 시원에 해당하는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 그는 곧바로 파고들어 <낮은 목소리 -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1995, 당시 제목은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2 - 낮은 목소리>)을 발표해 한국뿐 아니라 일본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센세이션을 만들어냈다. 그와 영화제작소 보임의 제작진은 갈 곳 없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여 살던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며 할머니들의 용기 있는 고백을 담아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뒤 만들어진 <낮은 목소리 2>는 변영주 감독이 초반부 자막을 통해 밝히듯, 할머니들이 "새집으로 이사갔으니(나눔의 집은 서울 혜화동에서 근교 농촌으로 자리를 옮겼다) 새로운 영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감독에게 전화를 하면서 시작됐다. 위안부의 실상을 밝히고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던진 게 <낮은 목소리>라면 <낮은 목소리 2>는 나눔의 집에 깃들어 사는 할머니들의 일상적인 삶을 통해 그 속에 투영된 과거의 아픔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중심축 중 하나는 폐암으로 앓다가 타계하는 강덕경 할머니의 모습인데, 이것은 위안부 할머니들 생전에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것을 드러낸다. 그리고 2년 뒤 변영주 감독은 <낮은 목소리 3 - 숨결>(1999)을 만들어 '낮은 목소리 3부작'을 완성했다. 이는 한국 다큐멘터리 역사에서도, 동아시아 여성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발자취가 아닐 수 없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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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주
BYUN Young-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