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뜨기, 건너뜨기, 짧은뜨기, 그리고 바늘비우기. 스위스에서 2년을 함께한 룸메이트 윤숙과 선우는 함께 뜨개질을 하며 선우의 마지막 겨울을 보낸다. 마지막 코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윤숙은 비로소 '녹백'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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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을 하는 숙과 선우는 반복되는 코와 매듭, 실의 장력과 느슨함 속에서 표준화된 언어로는 포착되지 않는 희귀한 말의 체계를 구축한다. 둘만의 언어가 해체된 이후, 숙은 감정을 표현할 때마다 자신이 체화한 희귀 언어와 사회적으로 합의된 언어 사이에서 미묘한 어긋남을 느낀다. <녹백>은 주변적이고 일시적이라 여겨지는 작은 단위의 언어를 통해 '우리'라는 집합이 '나'라는 고립된 주체로 수축되는 순간, 다시 타자를 향해 확장되며 '우리'를 형성하는 순간을 새로운 문법의 가능성으로 보여 준다. (정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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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NG Chanhee Noah | noah9808@gmail.com
정찬희
CHUNG Chanhee No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