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과 봄 사이의 어느 날, 각자의 기억을 영화로 옮기는 두 감독이 카메라를 든다. 고백과 거절, 사랑과 이별, 픽션과 현실의 경계가 지워지는 밤, 그들이 진짜 기다리는 건 눈일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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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재 감독의 신작 <지축의 밤>은 하룻밤에 벌어지는 일을 담은 영화다. 이 밤, 서울지하철 3호선 지축역 부근에서는 우연하게도 두 편의 독립영화가 촬영되고 있다. 두 편의 영화에는 공통점이 많다. 두 영화 모두 눈이 온다는 예보 때문에 이날 밤 촬영을 잡았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두 영화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한쪽의 주인공은 이제 막 싹을 틔워가는 '썸' 단계의 남녀이고, 다른 쪽은 아슬아슬 부서질 것 같은 느낌의 커플이다. 전자의 현장에서는 남녀의 행동과 속마음의 충돌에 관해 달달한 이야기가 오가지만, 후자에서는 남자 배우가 '지독한 사랑'에 몸서리친다. 게다가 이 이야기는 두 감독의 실제 경험담이라고 한다. 그런 탓인지 감독들은 유독 배우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듯 보인다. <지축의 밤>의 하이라이트는 촬영 현장을 이동하던 두 팀이 만나는 장면이다. 두 감독의 어색한 대화 장면과 때마침 양방향의 전철이 교차하는 모습은 이 영화의 가장 빛나는 장면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지축의 밤>은 삶을 영화처럼, 혹은 영화를 삶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한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후지필름코리아에서 제공한 카메라로 촬영됐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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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재
JANG Kunj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