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집중’의 기조 주효해 최다 매진 회차 기록
2016-05-07 22:22:00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집중’의 기조 주효해 최다 매진 회차 기록

- 219회 차 매진(추정치), 약 79%(추정치) 좌석점유율 기록

- 야외상영, 이벤트, 전시 등 부대행사도 호응 높아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19회 차의 역대 최다 매진 회차를 기록하며 폐막을 앞두고 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관객 수는 9일 차인 5월 6일(금)을 기준 70,500 여명을 기록했다. 폐막일인 5월 7일(토)에도 44회 차 상영이 예정되어 있어 최종 관객수는 71,000여 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 최다 매진 회차 기록, 영화의 거리로의 ‘집중’의 기조가 견인차

2014년 6일간의 황금연휴로 214회의 매진 회차를 기록했던 것보다 늘어난 219회차의 매진을 보인 것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강조한 ‘집중’의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영화의 거리 내 4개 극장과 CGV 옥토주차장에 조성한 야외상영장을 한 곳에 밀집하여 운영했다. 그 결과 관객의 이동 동선을 크게 줄여 관람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올해 상영회차가 503회 차로 역대 최다인 것을 감안하면, 영화 선택권이 확대되었음에도 더 많은 회차가 매진되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219회차라는 수치는 5월 7일 마지막 날 사전 예매분을 포함하여 집계되었으며 모든 상영이 종료되면 매진 회차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2. ‘관객 서비스’ 증대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운영팀, 기술팀, 자막팀을 ‘관객서비스팀’이라는 하나의 체계로 묶어 ‘영화 상영’과 관련된 관객서비스를 일원화했다. 이는 영화관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관객들과의 소통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다.

상영관에서의 ‘원스톱 서비스’는 편의성을 크게 증대시켰다. 상영관마다 매표소, 물품 보관소, PC, 핸드폰 충전기를 비치해 관객이 상영관 내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물품보관소의 경우 1000여명의 관객이 이용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따로 숙소를 잡아놓지 않은 관객의 경우는 원스톱 서비스가 긴요했다.

3. 자리잡은 ‘광장의 축제’

‘야외상영작’은 최대 3000석 규모의 야외상영장에서 상영됐다. 3000석 전석 매진을 기록한 개막작 <본 투 비 블루>(감독 로버트 뷔드로)를 시작으로 2000석 전 좌석이 매진된 <동주>(감독 이준익), 비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1500여명의 관객이 찾은 <미국에서 온 모리스>(감독 채드 하티건) 등이 관객몰이를 하며 ‘광장의 축제’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호우와 강풍으로 상영취소된 5월 2일(월), 5월 3일(화)을 제외하고 총 7편(개,폐막작 포함)을 상영한 야외상영 평균 점유율은 70% 이상으로 11,000여명의 관객이 야외상영작을 메웠다. 강풍으로 인한 안전 문제로 상영이 취소된 두 편을 제외하고도 종잡을 수 없는 기상변화로 섹션의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웠으나, 만약을 대비하여 우비 등을 준비해 관객이탈을 최대한 방지했다. ‘도심 속 야외상영장’이라는 컨셉도 효과적으로 먹힌 것으로 보인다.

4. 대안·독립의 프로그램 기조도 이상무

독립과 대안, 자유의 가치를 표방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이 프로그램과 수상결과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국정원 간첩 조작사건을 다룬 <자백>(감독 최승호), 해직 언론들이 출현하는 <7년-그들이 없는 언론>(감독 김진혁), 극우 단체를 소재로 삼은 <우리 손자 베스트>(감독 김수현)는 안팎의 우려와 달리 영화제 기간 가장 큰 화제와 논쟁, 관심을 받은 영화들이었다. 이들 영화에 대한 관객과 언론의 호평이 이어졌고, <자백>은 올해 신설된 ‘다큐멘터리상’과 ‘넷팩상’을 수상하며 올해 최고 화제작이 되었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중 한 편으로 제작된 <우리 손자 베스트>는 전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큐멘터리의 약진도 올해 영화제의 특징이다. 국제경쟁 특별언급상을 수상한 <죽음은 느리게 전진한다>(감독 마우로 에르세), 한국경쟁 특별언급상과 CGV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을 받은 <물숨>(감독 고희영), 다큐멘터리상과 넷팩상을 수상한 <자백>까지세 편의 다큐멘터리가 시상식에서 조명되었다. 이는 다큐멘터리 부문이 현실과의 가장 넓은 접점을 가진 장르라는 점에서 전주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램 기조와 조응한다고 볼 수 있다.

5. 호평 속에 진행된 다양한 공연·전시 이벤트

2015년 시작되어 내외의 주목을 받았던 전시 이벤트 ‘100 FILMS, 100 POSTERS’는 올해 남부시장까지 확대돼 진행됐다. 100 포스터 샵에서 판매된 포스터 엽서 키트와 포스터를 구매한 관객이 5월 6일(금)까지 총 1300여명에 이를 정도로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로이스 파티뇨 전시 ‘버티칼: 시간과 경관’의 경우 하루 평균 200여명의 관람객이 찾았고, 주말의 경우 300명 가까운 인파가 운집했다. 이런 결과는 ‘영화매체의 확장’이라는 전주국제영화제만의 기조가 동의를 얻었다는 점에서 값진 수확이다.

메인 공연 이벤트 ‘뮤지션, 영화와 만나다’는 하루 평균 800여명의 관객을 CGV 전주스테이지에 모아 또 다른 ‘광장의 축제’를 연출했다. 4월 30일 토요일 밤을 달군 관객파티 ‘밤마실-Camping In Jeonju’는 1,1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축제의 열기를 보여줬다. 5월 6일(금)에 폐막식 전야제로 진행됐던 ‘착한 콘서트’에는 호우에도 불구하고 900여명의 관객이 찾아 흥취를 즐겼다.

6. 전주 시민, 지역문화, 사회와의 접점 찾아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제가 도시 ‘전주’에서 열린다는 점을 시작부터 강조했다. 슬로건 ‘전주, 봄의 영화도시’에서는 전주를 전면에 배치하였고, 전주의 대표자음 지읒을 형상화 한 공식 메인 포스터를 통해서도 도시 전주를 내세워 영화제의 지역적 정체성을 강조했다. 또한, 기존에 전주국제영화제의 줄임말로 사용되던 ‘JIFF’의 사용을 최대한 지양했다. 지프 스퀘어, 지프 라운지 등 지프가 들어가는 행사공간의 명칭을 전주 스퀘어, 전주 라운지 등으로 바꾸는 것으로 시작하여 행사공간의 디자인물, 출판물 등에서도 지프의 사용을 자제했다.

영화제 기간 동안 주차나 통행, 소음으로 인한 불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거리 인근 주민들의 이해와 적극적인 지지에 의해 큰 분쟁없이 모든 행사가 무사하게 치러진 점은 전주 시민들의 영화제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는 특히 영화제의 자산을 지역사회로 환원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경주했다. 그 시작으로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 남부시장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다양한 부대 이벤트를 함께 했다. 남부시장 청년몰까지 영화제 주요 이벤트를 확대 진행함으로써 전통시장으로의 관람객 유입을 독려했다. 풍남문에서 매일 밤 열렸던 미디어파사드 공연 ‘풍남문, 영화를 입다’ 역시 관람객의 동선을 풍남문과 한옥마을까지 확대시켜 영화제 관람객이 전주의 관광 콘텐츠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