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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감독 허진호
00:06
안녕하세요
00:08
영화감독 허진호입니다
00:09
반갑습니다
올해의 상영작 Part 1. 허진호의 작품들
Q1.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제안을 수락한 이유는?
00:16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고요
00:21
전주국제영화제에 한 다섯 번, 여섯 번은 갔던 것 같아요
00:26
갈 때마다 굉장히 좋은 기억이 있고
00:30
또 영화제가 갖는 그런 분위기가 있고
00:35
좋은 영화들을 틀어주는 영화제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00:39
그런 와중에 제의를 받았고
00:43
내가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선택들은
00:46
되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항상
00:50
그냥 내가 재미있게 본 영화
00:53
혹은 내 기억과 연관된 영화들
00:57
그런 영화들을 선정하는 건
01:00
재미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2. <봄날은 간다>와 <외출>을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지?
01:05
원래 처음에는 <행복>과 <외출>을 할까 생각했어요
01:08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는
01:11
어떻게 보면 많이 볼 기회가 있었던 것 같고
01:18
유지태 배우가 이번에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 방문해서
01:22
같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01:25
같이 영화를 본 적이 없었던 것 같거든요
01:29
아주 오래전에 봤겠죠
01:32
분명 의미 있는 그런 선정이란 생각이 들었고
01:38
<외출>은 저도 영화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01:42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01:43
영화를 만들고
01:44
이번에 런던한국영화제에서 만났던 스태프가
01:48
자기는 <외출>이 가장 좋았다고 얘기해 줘서
01:52
이번 기회에 나도 한 번 봐 볼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01:54
<외출>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Q3. <외출> 제작 당시, 소설화 작업도 함께 했는데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01:57
되게 독특했던 것 같아요
01:58
제가 찍은 가편집본을 보고
02:03
김형경 작가가 소설로 작업을 했는데
02:07
그 소설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02:12
소설에서 가지고 가는
02:16
시제를 선택하는 방법들이나 이런 것들이
02:19
영화랑은 다르다는 생각을 했고요
02:22
굉장히 재미있는 작업이었어요
02:26
<외출>이 좀 불친절하다
02:29
생략이 많이 됐기 때문에
02:30
불친절하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02:33
김형경 작가님은 그 영화를 다 본 거예요
02:36
편집되기 전 거를
02:38
또한 추가적인 것들도 있었고
02:41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더 쉽게
02:44
더 이해하기 좋게 쓰인 소설이었던 것 같고
02:49
영화에서 다루는 시제와
02:52
소설에서 다루는 시제가 다르구나
02:54
이런 느낌도 들었고
02:56
언젠가 내가 영화가 그런 시제들을 사용해서
03:01
다른 느낌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03:02
이런 생각도 했던 기억이 있어요
올해의 상영작 Prat 2. 삶이 담긴 작품들
Q4. 세 편의 선정작, <바보들의 행진> <파리, 텍사스> <동경 이야기>
03:11
제가 재미있게 본 영화도 있고
03:13
제 삶에 영향이 있었던 영화들
03:17
그런 위주로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03:21
쭉 얘기를 하자면
<바보들의 행진>(하길종, 1975)
03:24
제가 어렸을 때 동네에
03:28
재개봉관이라는 게 있었어요
03:30
영화 두 편을 틀어주는 영화관이 있는데
03:33
그런 영화관들이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었어요
03:37
거기서 자주 영화를 보러 다녔고
03:40
제가 혼자 본 영화가 있는데
03:43
그게 <바보들의 행진>이었던 것 같아요
03:44
그걸 혼자 보러 간 이유는
03:48
최인호 작가의 <바보들의 행진>이라는 책을 읽었거든요
03:52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03:56
그 책을 왜 재미있게 읽었는지는 모르겠는데
04:00
그래서 그 영화를 꼭 보고 싶었어요
04:02
뭔가 그 당시의 통기타 문화라든가
04:08
이런 것들이 대학생 문화라고 할 수 있는
04:14
어떤 것들이 있었거든요
04:16
그게 어린 시절 동경의 대상이었던 것 같아요
04:19
그래서 <바보들의 행진>이란 소설도 대학생 얘기였고
04:24
소설에서 가져온 영화도 대학생들의 삶을 다룬 영화였는데
04:28
혼자 보러 가고 싶어서 갔던 기억이 있어서
04:33
선택을 하게 됐고
04:34
초등학교 때 들었던 음악들
04:42
팝송이나 가요들
04:45
이런 것들이 특히 라디오 방송
04:50
심야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많이 접하게 됐는데
04:54
그게 되게 재미있었어요
04:59
대학에 가면 이런 낭만적이고
05:04
재미있는 일들이 있을 거라는
05:07
생각을 하면서 그 시기를 (보냈어요)
05:12
그 시기가 주는 문화적 영향이
05:15
제게 큰 영향을 줬던 것 같아요
05:18
단적으로 제가 주로 80년대에 대학교를 다녔고
05:26
그래서 80년대 문화가 저한테 더 가까워야 하는데
05:31
70년대 문화가 더 가깝게 느껴져요
05:34
그런 의미에서 한번 그 영화를
05:37
<바보들의 행진>이라는 영화를 골라보면 어떨까
05:41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파리, 텍사스>(빔 벤더스, 1984)
05:44
<파리, 텍사스>도
05:47
조금 떨어진 재개봉관에서
05:49
다른 재개봉관에서 봤는데
05:51
그때는 제가 영화를 할 거라고 생각하기 전이었어요
05:55
동네 친구랑 만나서 영화를 볼까 하는데
06:01
나스타샤 킨스키가 뒷모습으로
06:04
약간 파인 옷을 입고 있는 포스터가 되게 인상적이었는데
06:10
굉장히 좋았어요
06:15
어렵지 않았고
06:17
영화가 어렵지 않지만
06:19
그런 일상의 모습에서
06:24
가족이라는 일상적인 모습에서 보여주는 정서들이
06:29
굉장히 기억에 남았고
06:32
참 좋은 영화구나
06:34
그 음악도 굉장히 좋았고
06:39
영화를 하면서 빔 벤더스 감독의
06:41
다른 작품도 보게 됐는데
06:43
<파리, 텍사스>에 대한 기억이
06:45
굉장히 좋은 기억으로 있었고
06:47
그래서 선택하게 됐습니다
<동경 이야기>(오즈 야스지로, 1953)
06:50
마지막으로 <동경 이야기>는
06:52
제가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하고
06:57
영화에 대해 조금씩 공부하면서
07:00
배낭여행으로 파리에 간 적이 있는데
07:04
그때 오즈 야스지로의 특별전을 했어요
07:07
그래서 몇 편을 봤는데
07:11
당연히 불어 자막이니까
07:13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는데
07:16
옆에서 불어를 하는 친구가 있어서
07:21
그 친구한테도 조금씩 물어보고
07:24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가 대사가 많지 않아서
07:28
굉장히 단문이어서
07:31
아주 어렵지는 않았는데
07:32
영화가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07:34
저렇게 소소한 이야기가
07:40
이런 큰 힘이 있다고 생각하게 됐고
07:44
제가 그래서 <8월의 크리스마스>나 <봄날은 간다>
07:48
이런 초기에 영화를 만들 때
07:51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07:55
그래서 <동경 이야기>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Q5. 선정작 중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한 작품이 있다면?
08:05
<외출>?
08:09
저도 이제 되도록이면
08:14
극장에서 같이 영화를 보고 싶은 생각이 있거든요
08:18
지금 보면 어떻게 다를까
08:20
내가 어린 시절에 봤던
08:23
<바보들의 행진>이 지금 봤을 때
08:24
어떤 느낌일까라든지
08:27
<파리, 텍사스>도 그렇고 <동경 이야기>(도 그렇고)
08:33
<봄날은 간다>는 제가 최근에 본 적이 있어서
08:37
괜찮았어요
08:39
이제 <외출>도 그렇고
08:43
저도 참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고
08:46
아마 관객들도 재미있게 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어요
Q6. 영화를 만들 때의 감정
08:52
<행복>이라는 영화를 찍을 때
08:54
제목이 <행복>이니까
08:56
촬영에 들어가면 달력에 가위표를 치거든요
09:01
언제 끝나고 언제 끝난다
09:03
빨리 끝났으면 좋겠으니까
09:05
너무 힘드니까
09:07
스태프들이 많이 그렇게 하는데
09:09
감독도 그렇거든요
09:11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너무 힘들다
09:15
막상 촬영이 끝나고
09:17
개봉을 시키고
09:20
그다음에 이제 어떤 영화를 해야 할지 고민하고
09:24
어떻게 보면 놀 때죠
09:27
놀 때는 영화 촬영을 할 때 행복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09:31
그때가 제일 행복했다
09:35
역설적으로
09:37
그런 의미에서 현장이 되게 저한테는
09:44
정말 좋은 곳이고
09:47
그래서 촬영을 또 빨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09:51
오랫동안 계속해서 작품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7.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 방문할 관객분들에게
09:57
5월 1일에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는데요
10:06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10:07
저도 일주일 정도 전주에 있을 예정이거든요
10:13
좋은 영화, 그리고 좋은 도시에서
10:18
즐겁게 영화제를 보냈으면 합니다
10:22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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