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선정작 발표
2018-03-14 10:54:00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작품 공모에 소중한 작품을 출품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올해는 10편의 극영화가 선정되었습니다.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에서 상영될 작품을 아래와 같이 선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한국경쟁’ 본선 진출작 (가나다 순)

1) <귀여운 여인 The Darling>(이승엽) | Korea, Canada | 2017 | 80min | HD | b&w

2) <나와 봄날의 약속 I Have a Date with Spring>(백승빈) | Korea | 2017 | 93min | DCP | color

3) <낯선 자들의 땅 Land of the Strangers>(오원재) | Korea | 2017 | 87min | DCP | color

4) <내가 사는 세상 Back from the Beat>(최창환) | Korea | 2017 | 66min | DCP | b&w

5) <메이트 Mate>(정대건) | Korea | 2017 | 92min | DCP | color

6) <보이지 않는 오렌지에 관한 시선 A Gaze on an Invisible Orange>(이준필)

| Korea | 2018 | 78min | DCP | color/b&w

7) <비행 DREAMER>(조성빈) | Korea | 2018 | 88min | DCP | color

8) <성혜의 나라 The Land of Seonghye>(정형석) | Korea | 2018 | 117min | DCP | b&w

9) <졸업 Graduation>(허지예) | Korea | 2018 | 80min | DCP | color

10) <한강에게 To My River>(박근영) | Korea | 2017 | 90min | DCP | color

‘한국경쟁’ 심사평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에 출품 신청한 작품 수는 총 89편이었습니다. 예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극영화의 질적 수준이 높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매년 전주국제영화제를 빛나게 해주었던 다큐멘터리는 다소 정체된 감이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와 개인적 문제를 나눌 수 없는 필터로 양자를 다 껴안고 질주하는 박력의 다큐멘터리가 드물었다는 게 아쉽습니다. 극영화 부문에서는 젊은이들의 박탈감과 분노를 드러내는 작품들이 많았고 한편으로는 인물들의 내면의 세계를 침착하게 파고드는 작품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독립영화의 진화와 성숙의 징조라고 생각합니다.

<비행>은 탈북인들의 삶을 소재로 범죄에 빠져드는 급박한 사건들을 담아내면서도 흥분하지 않는 연출자의 시선이 인상적입니다. <한강에게>는 시인의 일상을 묘사하면서 겉으로는 평온하지만 아슬아슬하게 불안의 질주를 달리는 삶을 인상적으로 그러냅니다. <낯선 자들의 땅>은 원전 피해로 망가진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재앙을 맞은 인간들의 단면을 냉정하게 담아냅니다. <내가 사는 세상> 역시 각박한 삶에 내몰린 젊은이들의 모습을 통해 굴복하되 굴복하고 싶지 않은 인생의 결기를 과장하지 않고 담아내고 있으며 <졸업> 역시 예술과 직업 사이에서 갈등하는 젊은이의 삶을 다루되 비관하지 않고 각자의 속도로 질주하는 모습을 다룬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메이트>는 또 한편의 청춘일기입니다. 무언가 있는 척 하며 살아가지만 남루한 일상들이 교차되면서 동시대 젊은이들의 삶을 응시합니다.

<성혜의 나라>는 인내를 강요하는 생존 현장에 몰린 주인공의 모습을 크게 극적이지 않은 사건들 속에서도 차분하게 담아낸 리듬이 돋보였으며 <보이지 않는 오렌지에 관한 시선>은 범박한 일상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철학적 입장과 세속적 감정 사이의 모순을 예리하게 응시하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귀여운 여인>은 스스로도 정의하기 어려운 자신의 모습에 갈팡질팡하면서도 인간적인 매력을 잃지 않는 주인공을 차분히 관찰하는 넉넉함이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나와 봄날의 약속>은 세상의 종말을 꿈꾸는 이들의 판타지이자 구원을 향한 세속적 열망을 영화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독특한 상상력으로 우리 시대의 묵시록을 구현해 냅니다.

예년과 달리 올해 ‘한국경쟁’에는 다큐멘터리가 한 편도 포함되지 않았으나 한국 장편 초청 부문인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에는 주목할 만한 다큐멘터리들이 포진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세 편 이상의 작품을 연출한 감독들의 신작이나 독립영화의 범주 내에서 보다 다양하고 미시적인 접근을 시도한 극영화들도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에 선정했으며 이 영화들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입니다. 여전히 행진하는 이 영화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한국경쟁’에 선정된 작품들을 환영하며 5월의 전주에서 뵙겠습니다.

수석 프로그래머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