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왕국
타인에게 희망을 주는 자기계발서 『진실의 힘』 작가 도지욱과 이웃에게 정을 주는 '왕국 미용실' 미용사 주경희는 모자(母子)지간이다. 어느 날, 평화로운 왕국에 침입자들이 쳐들어온다. 갑작스러운 주경희의 치매. 비밀을 파헤치려는 목사 도중명. 엄마와 아들은 소중한 가족을 지키기 위해 각자 다른 선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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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온갖 장르적 클리셰를 끌어들였음에도 큰 인상을 주지 못하는 영화가 있는 반면, 장르적 장치 하나 없이 훌륭한 구성을 보여주는 영화가 있다. <엄마의 왕국>은 후자의 대표적 경우일 것이다. 마지막 시퀀스를 제외하고 이 영화는 전형적인 장르적 수단을 배제한 채 이야기를 진행하면서도 시종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인서트 컷이나 단순한 장면 전환이 공포를 가져오기도 하고 치매로 오락가락하는 엄마의 대사만으로 서스펜스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단지 세 인물이 영화 대부분을 이끌어감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빈틈을 보여주지 않으며 마지막까지 보는 이의 정신을 집중하게 만든다. 한기장, 남기애, 유성주 등 주연 배우들의 숨어 있던 명연기가 빛이 날 수 있던 것 또한 감독의 연출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 <엄마의 왕국>은 가족처럼 가장 가까이에 존재하고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집단에서 믿음이 깨어질 때 발생하는 공포를 보여준다. 영화 속 도지욱의 말처럼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불안은 진실과 사실이 서로 다를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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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Academy of Film Arts(KAFA)⎜hee0@kofic.or.kr
이상학
LEE Sanghak